요 몇주간은 지난 몇 년간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정리된 내용에 대해 사실이나 이론적인 근거를 찾고자 자료를 찾고 싶은 욕심이 생겨, 검색을 하다보니 그 주제 영역이 참으로 다양하더군요. 민속학, 기호학, 철학, 사회학, 신학, 디자인 영역의 이해도 되지 않는 논문과 자료들을 조금씩 읽어보고 있습니다. 

 예컨데 무당이 접신하기 전에 요란을 떠는 이유는 굿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굿에 몰입하도록 일종의 분위기를 잡는 과정이고, 게임에서 세계관이 필요한 이유는 게임유저가 게임에 몰입하게 하기위한 분위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며, 그런 게임의 세계관이 대부분 중세인이유는 그 시대에 사람들은 현실에서 하늘로 향하는 길이 열려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들 같은 것 말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주변이 어지러우면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 처럼, 어떤 서비스도 몰입감을 높이려면 사용자들에게 적절한 분위기나 배경을 제공해주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경우 회사에서 서비스나 컨텐츠를 만드는 과정은 비즈니스적인 목적에 의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면, 만드는 과정도 기능과 비즈니스 목표만 강조가 되어버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있을 건 다 있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사용자들이 모이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목적이 어찌되었던, 만드는 사람들은 만들고 있는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을 머리에 그리고, 이에 적절한 배경과 스토리를 고민하고, 그게 분위기를 잡아줘야 고객들에게 공감을 얻고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쩌면 재료와 메뉴는 같은 떡볶이골목이나 곱창골목에서 꼭 한집만 잘되는 비결도 같은거 아닐까요? 떢볶이를 맛있게 먹는 고객을 떠올리며 요리하는 집은 잘되고, 손님이 내미는 돈을 떠올리는 집은 안된다...머 이런거??? 그냥 잡설이었습니다.

 

2013. 1. 4. 18:47

Semper Fi !

Business

금번 푸딩얼굴인식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마지막으로 kth 에서의 생활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간 참여했던 푸딩시리즈나 아임IN 서비스가 조금 더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게 도리인데, 함께했던 동료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난 4년가량의 시간을 쉼없이 달렸더니 많이 지쳐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그간 못만났던 분들도 만나고, 배우고 싶었던 일들을 배우고, 가고 싶었던 곳들

을 다녀오면서 한번 놀아보려고 합니다. 

우선은 당분간 tnm (티엔엠미디어) 에 둥지를 틀고 제대로 '놀 계획'을 짜려고 하는데요. 
한영 대표님은 벌써부터 본인의 프로젝트 계획을 얘기해주면서 일을 시키려고 하네요. ㅋㅋㅋ

그간 많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오며, 앞으로도 푸딩과 아임IN에 변함없는 애정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퇴근길에 홍대에 들러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고 소주한잔을 기울이고 싶은데 적당한 파트너가 없다면 언제든 저를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Semper Fi for the kth !

 

 

 

2012. 11. 13. 17:18


누구나 아이디어는 낼 수 있다.
아이디어를 꿈으로 만들려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1m 안 되는 이 거리가 멀다.


그리고, 이걸 함께 실현하려면,
가슴에 담은 이 꿈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그러려면 열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건 이전에 1m 의 거리를 도달할 때 보다 훨씬 더 많은양의 노력과 인내를 요구한다.

그 인고의 과정을 이겨내고 끊임없이 열정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내 소리를 들어주고, 내 뜻을 이해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살면서 내 소릴 들어주고 내 뜻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유백아(兪伯牙)에게 있어 종자기(種子期)같은 지음(知音)이 있었던이가

내게는 그대의 모습이었다.


나는 내게 그런 존재였던 당신을 적어도 상당기간은 곁에 둘 수 없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마음 아프다.

또, 직장생활 십수해를 하면서 해를 거듭할 수록 그런 소중한 이들이 곁에서 하나씩 둘씩 떠나가는 경험을 할 때마다

한동안은 안타깝고허전한 마음에서 헤어나오기 힘들어지곤 한다.

하지만, 어차피요즘과 같은 세상에

한 울타리안에오래 있을 수 없다는 현실은 자명하고,
그에 비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은 너무나 길다.

서로에게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더라도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되고 버팀목이 되어주리라.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삶이란 각자의 전쟁터에서 승승장구 하리란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운을 빈다.

2012. 6. 8. 16:08

사랑하는 지민이에게...

오랜 기다림 끝에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에게 주신 너를 얻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벌써 유치원을 졸업하게 되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

우리 딸이 세상을 향해 처음 걸음마를 했을 때 너무 기뻐서 와락 울어버릴 뻔 했고,
첫 돌잔치를 하고 나서는 '우리 딸이 드디어 1년을 무사히 컸구나' 생각하며 기쁘기 한이 없었고,
며칠전 지우와 함께 춤추며 노는 것을 보는 엄마 심정은 큰 딸 지민이가 한없이 대견스러웠단다.

7년전 겨울...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다가온 네가
유치원 졸업에, 초등학교 입학이란 커다란 선물을 한꺼번에 엄마에게 주다니^^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 만으로 우리 큰 딸에게 힘든 짐을 지워주고 싶지 않구나.
지금까지는 엄마의 노력으로 많은 것들이 변화될 수 있었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너의 마음을 담은 작은 노력이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거야.
하지만 우리 딸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엄마의 바램은 변하지 않아.

엄마는 너의 노력을 힘 닿는데까지 도울거란다.

문득, 엄마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을 때가 생각이 나네...
그 때도 우리 엄마, 너의 외할머니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렇듯이, 딸이 초등학교에 잘 적응하기를 바랬고,
그네타고 놀다가 수업에 못 들어간 큰 딸을 담임 선생님께 아주 자연스럽게 넘겨주시는 배려를 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그때의 할머니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엄마가 있을까 모르겠다.

엄마도 할머니처럼 그런 엄마가 될거야.
우리 지민이가 초등학교에 잘 적응하고, 그게 우리 지민이의, 앞으로의 행복에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면 엄마는지민이를 마음을 다해서 도울 생각이다.

축하해 지민아!!!



새벽에 이 편지 읽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TT

2012. 1. 31.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