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주간은 지난 몇 년간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정리된 내용에 대해 사실이나 이론적인 근거를 찾고자 자료를 찾고 싶은 욕심이 생겨, 검색을 하다보니 그 주제 영역이 참으로 다양하더군요. 민속학, 기호학, 철학, 사회학, 신학, 디자인 영역의 이해도 되지 않는 논문과 자료들을 조금씩 읽어보고 있습니다. 

 예컨데 무당이 접신하기 전에 요란을 떠는 이유는 굿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굿에 몰입하도록 일종의 분위기를 잡는 과정이고, 게임에서 세계관이 필요한 이유는 게임유저가 게임에 몰입하게 하기위한 분위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며, 그런 게임의 세계관이 대부분 중세인이유는 그 시대에 사람들은 현실에서 하늘로 향하는 길이 열려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들 같은 것 말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주변이 어지러우면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 처럼, 어떤 서비스도 몰입감을 높이려면 사용자들에게 적절한 분위기나 배경을 제공해주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경우 회사에서 서비스나 컨텐츠를 만드는 과정은 비즈니스적인 목적에 의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면, 만드는 과정도 기능과 비즈니스 목표만 강조가 되어버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있을 건 다 있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사용자들이 모이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목적이 어찌되었던, 만드는 사람들은 만들고 있는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을 머리에 그리고, 이에 적절한 배경과 스토리를 고민하고, 그게 분위기를 잡아줘야 고객들에게 공감을 얻고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쩌면 재료와 메뉴는 같은 떡볶이골목이나 곱창골목에서 꼭 한집만 잘되는 비결도 같은거 아닐까요? 떢볶이를 맛있게 먹는 고객을 떠올리며 요리하는 집은 잘되고, 손님이 내미는 돈을 떠올리는 집은 안된다...머 이런거??? 그냥 잡설이었습니다.

 

2013. 1. 4.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