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산에 한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근 4개월만에 산에 올랐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헥헥거리며 무거운 발길을 올리고 있었는데 문득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아 나는 정상에 오른다는 목표만 가지고 오르고 있네. 오르는 동안 주변에 좋은 풍광들을 하나도 살피지 않았네...'

벌써 몇년째 오르는 산인데, 저는 매번 그냥 오르는데 만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가는동안 만나는 사람들, 새소리, 물소리, 나뭇가지 사이로 흐르는 바람 소리, 중턱에서 바라본 산아래의 또다른 풍경..

저는 이런것들을 잊고 오직 정상에 빨리 올라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산에 올랐었습니다.

제 삶도 이런것 같았습니다.

오직 어딘지 모를 목적지를 향해 힘든 걸음을 내딛고만 있는 것 말입니다.

이제는 조금씩 주변을 살펴야겠습니다.

정상에서 보면 더 없이 아름답고 더 큰 성취감을 맛보겠지만,

그래도 가는 중간중간 주변의 좋은 것들, 소중한 것들을 챙기고 가야겠습니다.



2010. 3. 29. 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