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봄/가을로 찾아오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몸살에 관해선 이골이 날법도 한데, 해마다 찾아오는 몸살을 앓을 때면 온갖 서러움과, 두려움이 엄습하곤 합니다.
제가 몸살에 걸리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봄 or 가을 온도 변화가 심할때무렵
2.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사무치는 고민거리나스트레스
3. 고민거리나 스트레스가 어느정도 해결긴장이 풀린 상황에서 술을 마시거나 비를 맞으면 여지없이 몸살에 걸림
최근엔 복합적인 고민이 있었습니다. 제 진로에 대한 고민,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 일에 대한 고민...그래도 몸살은 가끔은 필요한것 같습니다. 그만 돌아다니고 좀 쉬라고 하면서 사색할 있는 시간도 주고, 건강과 가족과 친구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감기약을 먹은 지금..빙빙 돌고 있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네요.. ^^
아래 글은 제가 몸살에 관한 다른 글을 찾다가 발견한 글인데... 몸살감기에 대해꽤 잘 표현 되어 있는 글입니다.
감기, 내몸속의 철학자
김성수 (과천시의회 의장, 소설가)
언제든 내가 중병에 걸릴 수 있음을 느끼는 것 또한 매년 겨울이면 찾아오는 감기 덕분이다. 병의 끝이 죽음이라는 사실을 직시해보면 감기는 우리일상에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가 가장 강한 병일 수도 있다. 본의든 아니든 병에 걸린 사람치고 죽음의 희미한 그림자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감기는 그런 병치고 가장 온건하고 친근한, 그러면서도 결코 만만치 않은 화두를 던지는 셈이다.
이번에도 나는 어김없이 신열을 앓았다. 겉보기에는 아무 일도 못하고 누워 있었지만, 내 온몸을 들쑤시는 이상한 통증과 두통에 몸을 맡기고,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 지금의 내 모습을 유유자적 뒤적여보는 데 나름대로 분주했다. 언젠가 이렇게 병에 걸려서 멀쩡한 정신으로 저 세상을 향해 여행해 가겠지. 천상병 시인의 시구처럼, 내 인생은 과연 “한세상 즐거운 소풍”을 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면서 .
감기약 한첩 입에 털어 넣고, 몽롱한 부유감을 즐기며 몸과 마음의 관절 마디를 완전히 풀어 헤쳐 놓은 후 나 자신을 관찰하는 재미. 이런저런 철학 여행을 떠나는 재미. 새해 설계를 해보는 재미. 감기가 아니면 무엇이 이렇게 나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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