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아내와 연극을 보러갔습니다.

약속시간보다 10분가량 늦게 도착한 저는 아내와 함께 크라제버거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동숭아트홀로 나섰지요.

동숭아트홀 내부는 이미 관객으로 꽉 차고 저와 아내는 맨앞줄의 보조석에 앉았습니다.

한마디로 대박연극인가보더군요.

자리는 불편했지만, 정말 가까이서 배우들을 볼 수 있다는 행운이...^^

'민들레 바람되어'는 30대 상처한 남자와 봄이면 민들레가지천으로피는 무덤가에 있는 죽은부인과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남편이 50대쯤 되어서 아내의 무덤가를 찾아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정말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

조재현의 노인연기도 멋있었는데, 정말 당황스러웠던 것은 아내 무덤가에서소주를 마시는 장면에서 정말로 소주 1/3 병 가량을 마시는 장면이었습니다. 진짜 소주였어요...제가 앉아있던 자리까지 소주 냄새가 나던데..리얼했죠.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는 데 대박이 난이유는 번갈아가며주연과 조연에인기인을 내세운것도 있겠지만, 스토리의 공감이었던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그 모습이...정말 많은 공감을 불러와 준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그 감동이...짜안한 느낌..

아쉽게도 가야에서 용궁파전을 먹지는 못했지만, 집앞 실내 포장마차에서 아내와 소주한잔을 마시면서 이런얘기 저런얘기도 하고...

정말 멋진 저녁이었습니다. ^^

2009. 1. 15.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