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이별한지 1년쯤 되던날이였어요.
1년이란 시간은 숨막히는 상처에서 벗어나
조금은 편해질수있는 시간인가봐요.
제법 그녀는 이별한 날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웃는날도 많아져가고,
하루에 백번씩 얘기하던 그 사람 이야기가
이젠 아주 가끔으로 바뀌었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눈이 조금 많이 왔더라죠.
많이 기분이 센티멘탈해진
그녀는 용기를 내서 사랑하는사람에게
전화를 걸어보겠다고하더라구요.
난 열심히 옆에서 말려봤지만..
근데 뭐 어떻하겠어요.
이미 전화기를 붙잡고 버튼하나를 누르더라구요.
1번에 저장된 번호를 아직도 지우지 못한친구는
떨린다며 조금 붉어진 얼굴을 하고는 웃더라구요.
그런 친구를 보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친구가 핸드폰 통화음소리를 최대한으로
크게 키워서 그런지 옆에있는
나도 함께 컬러링을 듣고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바뀌는 기계음소리.

"지금은 부재중이라..."


왜 그런전화기 있잖아요.
버튼하나를 눌러 부재중으로 돌릴수있는 전화.
일부러 받기싫은 전화는 그 버튼하나를 누르면
부재중이란말이 나온다는걸 나와 그녀는 알고있었죠.

받지 않는 전화에
말없이 전화를 끊는 그녀를 달래는데.
그녀가 울먹이며 행복한듯한 표정으로 날보며 말하더라구요..

"그사람이 아직 내 번호를 기억하고있어"

2007. 4. 1.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