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번 방학때 강의를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하얀 얼굴에 똘똘해 보이는 눈망울의 누나를 만난지 벌써 13년이 되어간다.

"선생님, 봉선이 언니가 돌아가셨답니다. 세브란스 병원인데, 다른 선생님들께도 알려주세요.."

일요일 아침, 아이와 학교로 소풍을 가려고 한참 짐을 꾸리다가 난데없는 문자에 아내와 나 모두 망연자실 해 있었다.

일면식 없었던 사이. 방학 특강에 초대받은 나와 다른 후배는 그렇게 그녀를 만났었다.

두달에 한번, 세달에 한번, 전화나 술자리에서 만나는게 고작이었지만...

그래도 누나는 늘 항상 내편이었다...내편이었다는거...이거 정말 중요하다..

결혼식 준비하면서, 차가 없어 고민하는 내게 선뜻 자기가 차를 몰아주겠다고 아내와 장모까지 챙겨오던 누나,

어느날 차는 못사주고...나중에 부자되어 좋은 차에 걸어두라고, 뜻하지 않은 고급 열쇠고리를 건네던누나..

작년 초, 나는 누나의 결혼 소식에 보타이까지 하고 찾아갔었다.

그만큼 내게는 특별한 존재였건만...

누나는 이제 없다..

내편이 하나씩 없어진다는거...언제 어디서든 나를 믿고 나의 기쁨과 슬픔을 자기의 것과 동일시 해줄 사람이 하나 없어졌다는거...

그게 너무 슬프고,

부모없이 늘 혼자 살다가 이제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기뻐했었는데, 어처구니 없이 짧은 인생을 마감한 누나의 죽음이 더욱 슬프다.

"나중에 아기 가지면 이 책 꼭 공부해라... 알았지?"

오늘 왠지 자꾸 눈물이 날거 같은데...누나의 그목소리가 생각나는건 왜일까?

영유아의 발달과 교육 - 10점
이숙재.이봉선 지음/창지사
영유아 언어교육 - 10점
이숙재.이봉선 지음/창지사
유아 미술 교육 - 10점
이숙재.이봉선.김경란 지음/창지사
2009. 4. 20.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