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번 포스트에 이어 두번째로 '사진' 속에 숨겨진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들에 관해서 짧은 지식을 나누고자 합니다.


1. 사진 저작권과 관련된 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기사내용과는 전혀 상관 없는 사진이 함께 기사로 제공되기도 했다.

Kiss by the Hotel de ville – Robert Doisneau,

from Google Image Search thumbnail

Kiss by the Hôtel de Ville 이라는 연인 사진으로 유명한 로베르 두와느(Robert Doisneau)가 어느날 파리의 작은 카페에서 젊은 여자를 중년남자가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찍고 이를 대행사에 맡깁니다.


그런데, 나중에 이사진은 반알코올 주의 연맹에 의해 발행되는 어느 신문에 게재되어, 미술교사였던 그 중년남성으로부터 1차로 ‘난 술주정뱅이 취급을 받을거요’라는 불평을 듣습니다.뒤이어,점입가경으로 이 사진은 통신사의 허락도 없이 또 다른 스캔들 잡지에 실렸는데, 그 때 사진과 함께 나온 기사의 제목은 ‘샹젤리제에서의 매춘’이었다고 합니다.

격분한 이 미술선생님은 잡지와 통신사, 사진작가를 고소하게되고, 잡지사의 거액배상과함께 한동안 당대 최고의 사진작가에게 무책임한 예술가라는 오명을 남기게 됩니다.

오늘날은 사진과 관련한 저작권이 매우 강화되어 이러한해프닝들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특정 목적에 따라 의도적으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을 미디어에 게재하는 일들은 간간히일어나고 있다고합니다. 예컨데 선거와 관련된 기사에 특정 정치인은 인상을 찡그리는 사진을, 대조적으로 상대방 정치인은 밝게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는 사례가 그것입니다.


2. 포토저널리즘을 활성화 시킨 카메라는 라이카다(?)


라이카는 초기에 플래쉬가 달린 대형카메라에 밀려 사진기자들 사이에서 무시를 당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카메라는 크고 폼나는 것을 들고 다녀야 인정을 받나봅니다. ^^
1930년대 잡지시장에서 최고의 성공을 거둔 라이프지 조차 편집자들은 기자들이 취재용으로 라이카를 쓰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토마스 맥 어보이(Thomas D. McAvoy)라는 사진가가 워싱턴의 한 리셉션에서 금지된 라이카카메라로 보도 사진을 찍었는데, 편집진은 제출된 사진 중에 라이카로 찍은 사진이 훨씬 분위기 있고 생생하다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레인지파인더식 35mm 전성시대를 연 라이카 M3
– 사진 출처 :한국영상박물관 ( http://www.kvm.or.kr/ )


이는 당시 기자들이 가지고 다니던 커다랗고 플래시가 달린 카메라에 사진이 찍힐 때에 비해 촬영을 당하는 인물들이 라이카라는 작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라이카는 많은 유명인사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담아내기 시작했습니다.

3. 디카는 코닥이 원조다.


상용화 되지는 않았으나, 1975년 코닥에서 만들어 낸 Portable All Electronic Still Camera 를 세계 최초의 디카로 보는 견해가 강합니다. 이 카메라는 CCD로 캡쳐한 이미지를 카세트에 저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사진한장이 저장되는 데 23초 걸렸다고 합니다.


- 사진 출처 : http://pluggedin.kodak.com/pluggedin/post/?id=687843


이렇게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필름이라는 수익모델을 과감히 버리지 못한 코닥은 곧 문을 닫을 거라고 하는군요.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4. 푸딩카메라나 인스타그램은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미항공우주국)의 덕분에 만들어진거다.


영상이나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은 매우 다양합니다. 컬러공간처리, 화소값기반처리, 공간영역필터링, 에지추출, 변환영역기반처리, 모폴로지, 기하학기반처리부터 영상분석이나 영상분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알고리즘 들은 입력된 영상데이터를 복잡하고 다양한 수리적 변환이나 매스킹, 필터링 등의 기법들이 적용되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개발자들은 Open CV나 Open GL 등을 활용해 편리하게 영상처리나 이미지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스마트 폰의 보급과 푸딩카메라, 인스타그램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의인기로인해 이제는 개발자나 디자이너, 혹은 사진가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사진을 멋지게 찍거나, 찍은 사진을 전문가처럼 즉시 변환처리 하는 것이 매우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영상처리는 1964년 NASA 산하의 연구기관인 JPL(Jet Propulsion Laboratory, 제트추진연구소)에서 달 표면을 찍은 위성사진의 화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미지를 변환 처리하는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전송된 화성 표면사진과 콘트라스트를 강화한 사진

- 사진출처 :http://history.nasa.gov/computers/Ch9-3.html


따지고, 보면 우리가 NASA에 감사해야 할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우주 비행사의 유해광선 제거 필터가 오늘날 대부분의 선글라스에 적용되어 있으며, 정수기, 의료영상 도구 심지어는 형상기억 브래지어까지 NASA의 연구 결과물로부터 발전된 제품들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사진은 사실적이고 객관적이라 생각될 수 있으나 그 객관성은 얼마만큼은 인위적일 수 있습니다. 시야는 뷰파인더 속에 잡힌 프레임에 가두어지고, 수십 수백분의 1초라는 찰라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사 속에서 사진은 줄곧 지배계급의 홍보용 수단이 되어 사실을 왜곡하기도 하고, 반대로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등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어쩌면 한정된 가시광선과 시야를 통해서만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더구나, 사람은 찰라를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까지 더해지니 같은 곳에서 동일한 대상을 보고 있어도 각자의 가슴과 머릿속에 비추어지는 심상은 다를 것 입니다.


곧 출시될푸딩.투(pudding.to)는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그런 감정과 심상을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적과 언어를 넘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감성이 흐르는 사진’ 기반의 소셜네트워크, 지난 1월 17일에 등록되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앱등록 작업중인 푸딩 프로젝트 멤버들



본 자료는 지젤 프로인트(Gisele Freund) 저, 성완경 역의 ‘사진과 사회(Photographie et Societe)와 kth 소셜네트워크팀에서 실시한 세미나 자료를 참고 했습니다.

2012. 1. 27.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