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훌쩍 지나가고 2011년이 되었습니다. 원래 12월 중에 포스팅 하려던 글인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이렇게 해를 넘겨 하게되었습니다. 제 게으름을 탓해야겠지요. 새해에는 지난 몇달동안 끄적였던 글보따리들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여튼 '성훈이네' 블로그 10대 뉴스 입니다. 2011년에 더욱 멋진 성훈이가 되어 찾아뵙겠습니다. ^^

1.로컬에코팀 합류

'LBS 를 통해 Ecosystem 을 구축하자.'팀의 미션이었습니다.다소 생소한 팀이름의 팀에, 서로 각기 다른 배경과 경력을 가지고있는19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돕고 의지하며, 회사내 가장 팀웍이 좋고, 가장 적극적인팀으로2010년 최고의 한해를 보냈습니다.진심으로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2. TFT, TFT

2010년은 상반기와 여름은이름하여'전담반(Task Force Team)'의 연속이었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는 휴일을 쉬어본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콘도에서, 외부 회의장에서, 올레캠퍼스에서, 회사 오피스텔에서 수많은이들과 우리의 미래, 그리고 실행전략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각기 다른 일을 하는 새로운 사람들과 정말 오랜시간 깊은 고민들을 해보았습니다. 아마, 같은 문제를 두고 이렇게 고민을 많이 해본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이후의 제 생각들을 더욱 굳건하게했고, 그래서, 하반기에 좋은 결과들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3. 푸딩얼굴인식 출시

푸딩얼굴인식은 올해 우리팀에서 가장 먼저 런칭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첫 출시라, 프로젝트매니저나 저나 시장에서 반응이 없을까봐 출시하는 그 순간까지 가슴을 졸였는데요. 출시 당일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상위에 랭킹되어있고, 많은 연예인 분들까지 사용해주셨습니다. 추석연휴, 연말연시에 가족모임이나 친구들이 모이는 술자리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었다는 후문입니다 ^^ 덕분에 아래 사진에서 보시듯 신문 한면 전체를 얼굴인식 관련 기사로 채우기도 했구요.

재미있는 것은 푸딩얼굴인식이 최근엔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이나 동남아에서도 꾸준히 순위권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지극히 단순하고, 약간은 어설퍼보인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은 2008년 웹에서 서비스를 하면서부터 꾸준히 쌓아온 고객경험을 바탕으로, 많은고민을 통해 탄생된 앱입니다. KTH 스마트모바일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푸딩얼굴인식은 조만간 안드로이드에서도 만나실 수 있답니다.






4. 푸딩카메라 출시

개인적으로는 인생을 살면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라는 격언을 증명해 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게 푸딩카메라입니다.

세계 9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미국에서 조차 사진카테고리 4위를 기록한 순수토종 한글 사진 앱인 푸딩카메라는 지난 5년동안 푸딩서비스가 꿈꾸어왔던 것을 가능하게 해준 앱이었습니다.

사실 푸딩카메라는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여러차례의 고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기획부터 출시 후까지 고비때마다 많은분들의 도움과 조언이 함께했습니다. 무엇보다도수백 수천장의 사진을 테스트하며 한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필터와 카메라 효과를 만들어낸 팀원들과 디자이너 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5.아임IN 출시

개인적으로는 아임IN 이전에 1년가량 준비해오던 SNS 서비스를 접어야 했습니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행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SNS를 만들어내서 저와 여러분들의 노력과 경험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2009년초 1차 SNS 프로젝트를 접는 술자리에서 제가 동료들에게 한말입니다.

그리고 고객조사와 함께 보낸 여름, 시나리오와 프로토타이핑으로 보낸 겨울을 지나, 저와 함께한동료들은1년이라는 시간을 준비해, 아임IN을 성공적으로 런칭했습니다.

아임IN은 현재 한국적 정서를 담은 국내 포털 최초의 LBSNS 로써 '발도장 쿡' 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가면서 명실공히 1등 LBSNS 서비스로 한발 한발 고객들께 다가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입니다. 2010년에 보여진 것보다 훨씬더재미있고, 훨씬 많은 혜택을 제공해드리는 서비스로 재탄생하기 위해 많은사람들이 이 시간에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참, 그리고 JYP와 배용준씨가 만들어 제작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내일부터 방영될 드라마 '드림하이'에도 '아임IN'이 나올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kbs.co.kr/drama/dreamhigh/view/clip/index.html

기대작 KBS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에 아임IN이 나옵니다. 멋지죠?

아래 그림은 아임IN과 포스퀘어의 국내 랭킹을 비교한 @smartsocial1 님의 포스팅입니다.

http://twitpic.com/3mb9im



6. 아버지와 베트남 여행

"죽기전에 내 젊음을 보냈던 사이공의 거리를 걷고 싶다." 시던 아버지를 모시고, 단둘만의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버지께는 이 여행이 젊은 날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행이었다면, 제게는 성공한 가장으로 살아오신 아버지의 뒤를 밟는 여행이었습니다.

캬라멜 빛의 거대한 메콩델타를 보며, 비오는 저녁에 하노이안보드카를 마시며 나눈 아버지와의 대화는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조금은 그 길을보여준 등대였습니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여행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



7. 골프시작

지난 2007년이던가, 첫 라운딩을 앞두고 축구를 하다가 발목인대를 다친뒤로 몇년간 골프를 다시 배울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골프연습을 시작한건 술자리에서 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지인께서연습이나 하라며 본인이쓰시던골프클럽을 건네주시면서 부터였습니다.아직 실력도 경제력도 ^^ 한참 모자란 제게, 골프를 한다는게 중요한 건아니었던것 같고,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무언가 새로운 걸 한다는게 여간 쉽지 않은데, 새로운 운동을 배우고도전해봤다는 측면에서값진 경험이었던것 같습니다.

8.세번의 국내 가족여행

주말을 이용해 부산과평창. 그리고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해외여행을 고민했었는 데, 아내가 둘째를 가진 상황이라, 국내여행을 쪼개서간거지요.이곳에서 보낸시간들은 그야말로 휴식이었습니다. 너무 많이 돌아다니지도 않았고, 이제는 제법 커버린 딸아이와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올해도되도록 많은 시간을가족과함께 하고 싶습니다. 여건이되면 지민이와 단둘이 국내나 해외여행을 다녀보고도 싶구요. 그래서, 더 넓게 보고,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해운대에서


9. 둘째딸 지우의 탄생

모든 부모들이 다 그렇겠지만, 저는 어렵게 가진 첫째딸 지민이를 끔찍히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그래서, 둘째를 가진다는게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둘째 지우가 태어나고 보니, 또 다른자식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래서 '내리사랑'이라는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지우가 태어나고나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첫째도 무척이나 어른스러워졌고, 저도 제 삶이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약간은 변하게 되었습니다. 보다 멀리 보게 되었다고 할까요? 여전히 밤잠을 설치고, 피곤하긴해도 둘째딸 지우는 하늘이 제게 주신 크나 큰 보물이 틀림 없습니다.



10. 보이스114 런칭

ETRI와 공동연구를 진행한게 올해로 3년째입니다.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만, 다른 포털에비해상대적으로자원이 부족한KTH로써는 이정도 장기과제를 수행한다는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과제를 맡은 PM과 저, 그리고 서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이가된 ETRI의 임 연구원은단순히 '연구과제'가 아니라 시장에 '강한인상'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증 같은게 있었습니다.

출시 첫주에만 13만명이 다운로드 받아 그간의 모든 우려를 깨끗히 날려버린 보이스114.

보이스114는음성인식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음성인식이모바일이나 새로운미디어 환경에서 매우 중요하게 자리잡을거라 확신하지만, 어디까지나이것은 본질이 아닌 인터페이스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KT의 유니크한 자산중 하나인 전화번호 DB와 ETRI의 지능형 검색기술, 그리고, 많은 시간 고민하면서 공동으로 구축한 사전과 각종 필터들이만나 고객들에게 편리한 전화번호 검색을 제공했기에 작은 성공을 거두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번외로 10대 뉴스에 충분히 낄 수 있었음에도 끼지 못한 사연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과 가을내내 열심히 테스트하던 서비스가 하나 더 있는데요. 아마 내년 봄에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겁니다. ^^

2011. 1. 2. 23:01

처음 그녀의 이름을 정확히 알았을때가 96년 연대항쟁을 거쳐 97년 노동법 개악에 이르는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녀가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나'불나비'는 참으로 비장함이 묻어났었는데요. 그녀의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저렇게 착해보이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힘찬 노래를 부를까라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 근래 아주 우연히, 무언가를 검색하다가포털사이트 동영상을 보게되었고, 그녀의 근황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아기 엄마가 되었고, 몸도 불어 예전모습보다는 훨씬 나이가 들어보였지만, 여전히 그녀는 용산 참사의 현장에서, 촛불집회에서, 노동조합 행사에서여전히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변치 않는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닐겁니다. 과거의 이데올로기나 신념 따위에 둘러싸여 사는 것이 결코 좋아만 보이지 않는게 요즘 세상입니다. 저도 왠만하면 유연하게 살아가자라는 미명하에 계속 마음을 바꾸곤하니까요.

하지만,무슨일을 하던간에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에 긴 세월을 투자하는 모습은 아릅답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그녀의 노랫소리가 더욱 멋지게, 그리고 힘차게 들립니다.

2010. 3. 30. 21:51

겨우내 산에 한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근 4개월만에 산에 올랐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헥헥거리며 무거운 발길을 올리고 있었는데 문득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아 나는 정상에 오른다는 목표만 가지고 오르고 있네. 오르는 동안 주변에 좋은 풍광들을 하나도 살피지 않았네...'

벌써 몇년째 오르는 산인데, 저는 매번 그냥 오르는데 만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가는동안 만나는 사람들, 새소리, 물소리, 나뭇가지 사이로 흐르는 바람 소리, 중턱에서 바라본 산아래의 또다른 풍경..

저는 이런것들을 잊고 오직 정상에 빨리 올라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산에 올랐었습니다.

제 삶도 이런것 같았습니다.

오직 어딘지 모를 목적지를 향해 힘든 걸음을 내딛고만 있는 것 말입니다.

이제는 조금씩 주변을 살펴야겠습니다.

정상에서 보면 더 없이 아름답고 더 큰 성취감을 맛보겠지만,

그래도 가는 중간중간 주변의 좋은 것들, 소중한 것들을 챙기고 가야겠습니다.



2010. 3. 29. 13:13

일년에 한번 정서적으로 호사를 느끼게 해주는 제 유일한 소설 읽기는 이상문학상 수상집에서 시작되고 끝납니다.

올해는 박민규님의 '아침의 문'이 수상했더군요.

그 특유의 필체야 익히 알려진 바지만, 마치 음침한영화를 보는 듯한 그의 서사는 어쩌면 애써 모른척하고 있는 우리주변의 불편한 진실을 까발리는 것 같아서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그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희망이었을까요? 절망이었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살아야한다는 당위였을까요?

아침의 문 - 10점
박민규 외 지음/문학사상사
2010. 3. 23.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