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의 리더십

Business

지난 11월 네오위즈게임즈 차이나와의 푸딩얼굴인식 퍼블리싱 협약식에서 겪은 일입니다.

 중국에서 막 도착하자마자 협약식 장소로 온 네오위즈게임즈 차이나 신동원 대표와 그의 현지 직원 Juno는 협약식이 끝나고 숨돌릴 여유도 없이 우리 일행과 바로 중국향 서비스 개발과 런칭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함께 한 현지직원 Juno는 제가 스카웃을 제의하고 싶을 정도로 매우 진지하고 스마트한 친구였고, 홍콩에서 공부를 해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습니다. 때문에 업무 협의 과정은 별다른 통역없이 대부분 간단한 영어로 진행되었는데요.

 서로 서울과 상해로 떨어져있어 자주 만나기도 어려운지라, 그날 그 자리에서 바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준비한 협의 항목 리스트에는, 큰 사안도 있었고 아주 세부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협의 시간내 특이했던 것은, 논의 하는 사안이 크던 작던, 신 대표가 현지 직원인 Juno에게 매번 재차 설명을 해주고 의견을 구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어떤 항목은 당연히 신대표 혼자 결정해도 되는 사안이었는데 '저런 사안까지 직원의 동의를 구하거나 의견을 들어야 할까?' 란 생각이 들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시간 정도로 예상했던 업무 협의 시간이 두시간 가량되어 끝났는데요. 
 늦게 시작된 저녁식사 자리에서 신대표는 채용과정에서 Juno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시급하게 직원을 채용해야 했음에도,  홍콩에서 공부를 마치는 일정을 수개월 기다려 뽑았다고 했고, Juno는 자신이 신대표를 신뢰하고 함께 일을 해서 기쁘다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 했습니다.
 
 순간, 2008년 모니터링센터 설립과 교육을 위해 상해를 방문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사업을 하던 몇 분 만났는데 그분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다소 서구적이고 이기적인 현지 직원들의 직업의식이라고 하더군요. 아침에 출근했다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급여를 주겠다는 연락이 오면 바로 짐을 싼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전 신대표가 쓴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 란 책을 뒤늦게 정독하다가, 그날 신대표가 보여준 모습과 Juno의 신뢰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가치 증명하기

 외국인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나는 중국인 부하직원들에게 진정 존경받는 리더인가?
나는 중국인 부하직원들의 고민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나는 저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했던 적이 있었는가?... 외국인인 나는 얼마나 현지화되었고 얼마나 이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으며 얼마나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 비밀도 없다. 보스가 얼마를 가져가고 있는지 중국직원들은 다 안다. 보스가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정말 잘 알고 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진심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배분하고 성과를 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과 경청이라고 합니다. 질문을 하고 답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때로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핑계로, 이 정도 함께 일을 해왔으면 알아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일방 지시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는 방식은 업무에 대한 정보손실도 커지고, 상대방의 참여도 측면에서도 다분히 수동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한 리더 입장에서는 적절한 질문을 하기위해, 해당 사안을 재차 고민해야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길고 번거로운 과정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더 빨리, 위험을 최소화 하면서 높은 성과를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무엇보다, 리더가 그렇게 사소한 영역까지 팀원과 논의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팀원들의 신뢰는 높아 질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리더가 구성원 개개인 보다 모든 영역에서 많이 알고 뛰어날 수 없다. 어차피 구성원들과 일을 나누어야 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심으로 의견을 구해야 한다. 그것이 리더의 책무.'라는 사실. 신대표는 이미 그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스타트 업이던, 일반 기업이던, 본인이 조직이나 회사를 이끄는 리더라면, 오늘은 잠시 시간을 내어 스스로 그의 책무와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또 얼마나 진심으로 구성원을 대하려 노력했는지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상하이 신, 자랑스런 내 동기 화이팅!!
 


2013. 1. 21.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