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을 하는 과정은 단순히 정해진 기능의 나열이 아닙니다. 먼저 구현하고자 하는 사용자시나리오를 전체적으로 엮어내는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사용하는 컨텍스트에 따른시간과 인과 관계, 느낌까지 기술 되어야 하므로, 그냥 스토리라기 보다는 내러티브라는 말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예컨데

'철수가 집에 가고 있다' 는 스토리겠지만,

'(어스름한 저녁), 시험에서 떨어진 철수는(낙심한 얼굴)로 고개를 떨구며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다'

는 내러티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아임IN 기획 속에녹아있는 내러티브는 아임IN을 기획하는 지금도 계속 발전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임IN의 내러티브는어쩌면MMORPG의 세계관, 그리고등장인물의 캐릭터, 등장인물간의 상호작용, 등급제 등의 적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인지 미래인지 모를 어느 신화적 상상의 시간과 배경에,다양한 외모와 성격, 그리고 재능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상호 연합하거나 전투를 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템을 득하고, 등급을 올리고, 때로는 굉장히 드문 아이템을 획득하고, 때로 어려움에 처하지만 역경을 딛고 최종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거지요.

이렇게비놀이형컨텐츠나 애플리케이션에 게임적인 요소를 더하는 것을 게임화(Gamification)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실리콘벨리를 주변으로 게임화와 관련된 회사에 대한 투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게임화는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시장에서 고객의 관여도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Gamification is the use of game play mechanics for non-game applications (also known as "funware"), particularly consumer-oriented web and mobile sites, in order to encourage people to adopt the applications. It also strives to encourage users to engage in desired behaviors in connection with the applications. - Wikipedia.org

이러한 기획방식은 비단 게임뿐만아니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방송프로그램이나 디지틀 컨텐츠의 제작에도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해외에서 유행했던 챌린지 프로그램들이나, 2010년을케이블TV와 음반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수퍼스타 K등의 성공 비결에도 이런요소들이성공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아임IN의 이러한 경쟁구도가 재미있게 나타난 곳이, 바로 신도림역입니다.

신도림역은 무려 870포인트(2011년 1월 10일기준)를 넘어야 마스터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사진과 글을 포함해서 실제위치에서 발도장을 찍으면1회에 7점이 부여됩니다.신도림역 마스터의 집 POI는아임IN 고객들 사이에 일명 '성지순례' 장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신도림역 마스터경쟁>

다음단계로 이 내러티브를 기반으로고객과 서비스(혹은 기계)가 상호작용하는 인터렉션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내러티브를 구현하고 인터렉션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바로 메타포 입니다.

A metaphor is "a device for seeing something in terms of something else. It brings out the thisness of that or the thatness of a this." - Kenneth Burke, 1945

메타포가 중요한 것은서비스(혹은 상품)가 가지고 있는 개념과 기능을 통해 고객으로부터타겟하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 매우 높은 접근성을 매개한다는 데 있습니다.

아임IN은 고객이 실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본인의 위치와 본것,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서비스 입니다. 이 서비스에서 고객에게 유발해야할행동은 장소를 검색하여 선택하고, 사진을 찍고, 하고 싶은 말을 적어, 자신의 지인과 아임IN의 다른 고객에게 알리는 일련의 과정들입니다.

아직은 생소한 이런 행동들을 보다 쉽게 이끌어내기위해 만들어낸아임IN의 메타포는

'실제 세계를 돌아다니다 => 발 => 스니커즈'

'본인의 위치를 알리다 => 본인이 왔다는 사실을 확인 하다 => 비자의 사증을 찍다, 관광지에서기념 스탬프를 찍다 =>발도장을 쿡 찍다'

라는 식으로발전이 되었습니다.

최초 발도장은 아기가 태어나서 발도장을 찍듯이 '맨발'을 형상화 하려고 했습니다만, 프로젝트 멤버들간의 이견이 있었습니다. 아임IN의 1차 타겟인20대 여성 고객과 적합않다는 것이지요.

< 메타포 선정을 위한 필드리서치 >


그래서 필드리서치를 진행했습니다. 홍대와 강남거리를 배회하며, 적합한 아이템을 찾아다닌끝에 내린 결론이,지금의 스니커즈입니다. 20대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스니커즈라는 겁니다.


스니커즈는 청바지, 운동복에 잘 어울리고, 심지어는 양복에도 매치 할 수 있어, 젊음과 함께 세상 끝까지 갈 수 있는신발이니, 이만큼 잘 어울리는 메타포도 없다 싶었습니다.

아임IN 이이토록메타포와 디자인에 상당히노력을 기울였던큰 이유는, 체크인(Check-In)이라는생소한 개념을고객들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고 싶었던프로젝트 멤버들의 고민 때문입니다.

저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로그인 화면에 나타나는 스니커즈,트위터 타임라인에 '발도장 쿡'이라는 문구가 왠지 정답게 느껴지는 것도 이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2011. 1. 15. 23:35